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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맨사 하비의 『궤도(ORBIT)』:줄거리, 등장인물, 배경, 도서평

by redbull-1 님의 블로그 2025. 6. 26.

서맨사 하비 작가의 '궤도' 책표지.

 

서맨사 하비는 심리 스릴러 장르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영국 작가로, 그녀의 소설 『궤도(ORBIT)』는 감정의 회오리 속에서 진실과 거짓, 현실과 환상을 교묘하게 엮어낸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독자에게 강렬한 심리적 압박과 미스터리를 동시에 선사하며, 독서를 멈출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1. 줄거리 – 시간의 궤도 위에 놓인 진실

『궤도』는 실종된 딸을 둘러싼 미스터리로 시작합니다. 주인공 루시 해밀턴은 열여덟 살의 딸을 잃은 후 삶의 중심을 잃고 무기력한 나날을 보냅니다. 그러나 어느 날, 딸이 실종되기 직전에 찍은 것으로 보이는 한 통의 영상이 경찰에 도착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상에는 딸이 한 남자와 대화하며 두려움에 떠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이로 인해 경찰은 다시 수사를 시작합니다. 루시는 딸이 남긴 흔적을 따라가며, 자신이 몰랐던 가족의 비밀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루시의 시점과 과거 딸의 시점을 오가며 구성되어 있으며, 우리는 마치 퍼즐 조각을 하나하나 맞춰가듯 진실에 가까워집니다. 특히 작품 후반부에는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신뢰’와 ‘기억’의 왜곡이 중요한 테마로 작용합니다. 우리는 ‘진실은 언제나 단순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마음 깊이 새기게 됩니다.

2. 등장인물 – 입체적인 감정의 충돌

루시 해밀턴(Lucy Hamilton)은 딸을 잃은 슬픔과 죄책감, 그리고 진실을 알고자 하는 집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극도의 감정 기복을 보여주며, 우리로 하여금 공감과 의심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루시 자신이 사건의 중요한 열쇠임을 암시하는 복선들이 곳곳에 깔려 있습니다. 루시의 딸, 클로이(Chloe)는 이야기의 중심에 있지만 등장 자체는 회상과 영상 속에서만 나타납니다. 그녀의 성격은 반항적이면서도 섬세하고, 어딘가 어두운 면을 지니고 있어 사건의 복잡성을 더합니다. 또한 클로이가 사라지기 전 누구와 만나고 있었는지, 어떤 비밀을 숨기고 있었는지가 점차 밝혀지며 서스펜스를 높입니다. 한편, 루시의 전 남편과 경찰 형사 등 주변 인물들도 단순한 조연이 아닌 중요한 역할을 하며, 그들 각각이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요소입니다. 특히 경찰 캐릭터는 흔히 보는 정의로운 수사관이 아니라,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성격으로 구성되어 리얼리티를 더하고 있습니다.

3. 배경 – 폐쇄적인 공간 속 심리극

『궤도』는 전형적인 영국 교외 도시를 배경으로 하며, 특유의 음산하고 정적인 분위기가 작품 전반에 깔려 있습니다. 작은 마을과 울창한 숲, 흐린 날씨와 적막한 거리 등은 인물들의 감정을 더욱 증폭시키며, 우리에게 지속적인 긴장감을 제공합니다. 장면 하나하나가 매우 시네마틱하게 구성되어 있어 마치 심리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루시가 옛 집을 다시 찾거나 딸의 흔적을 쫓는 장면은 ‘공간’ 자체가 감정을 상징하는 장치로 활용되어 더 집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어두운 지하실은 억눌린 기억을 상징하고, 비오는 밤에 홀로 서 있는 루시의 모습은 인간의 외로움과 불안을 적절히 표현해냅니다. 서맨사 하비는 공간 묘사를 통해 등장인물의 심리를 더욱 깊이 있게 끌어올리며, 그 분위기는 우리가 페이지를 넘길수록 점점 더 짙어집니다. 이러한 배경은 우리가 인물들과 함께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4. 도서평 – 기억과 진실 사이의 회전궤도​

『궤도』는 단순한 실종 미스터리를 넘어, 인간 심리의 이면을 치밀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특히 서맨사 하비 특유의 정교한 플롯 구성과 복선 배치는 우리의 예측을 끊임없이 무너뜨리며,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 작품은 ‘기억은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사랑이라는 감정은 진실을 가릴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범인이 누구인가’를 밝히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심리소설과 문학적 깊이를 동시에 추구한 수작이라고 평가받기도 합니다. 비슷한 장르의 독서를 선호하는 독자라면 질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Gone Girl)』나 클레어 맥킨토시의 『나는 너를 보고 있어』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궤도』는 그중에서도 우리 스스로가 ‘사건’이 아닌 ‘사람’에게 집중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인상적 이였습니다.

서맨사 하비의 『궤도』는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심리의 미로를 헤매는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미스터리한 이야기 속에서도 진심과 상처, 그리고 용서를 이야기하며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 복잡한 감정과 심리의 퍼즐을 풀고 싶다면 『궤도』에 책을 펴보세요. 읽는 순간, 당신은 이미 그 궤도 위에 있게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