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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 줄거리, 등장인물, 배경, 도서평

by redbull-1 님의 블로그 2025. 6. 10.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 책표지.

 

구로야나기 테츠코의 『창가의 토토』는 전 세계적으로 8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이자, 일본 교육 문학의 대표작입니다.

저자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한 이 자전적 소설은, 특이한 아동 교육 철학을 가진 토모에 학원과 그곳에서 성장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아이’로 변화하는 주인공 토토를 통해, 우리는 진정한 교육의 의미와 아이의 가능성을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는 작품입니다.

1. 줄거리: ‘창가의 토토’의 성장기

『창가의 토토』는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반,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합니다. 주인공은 작가 본인인 ‘구로야나기 테츠코’, 극 중에서는 ‘토토’라는 이름으로 등장합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토토가 다니던 일반 초등학교에서 퇴학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토토는 수업 시간에 창문 밖을 바라보며 혼잣말을 하거나, 호기심 많은 행동을 반복해 선생님들의 눈 밖에 나게 되고 결국 퇴학 조치를 당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어머니는 토토를 ‘토모에 학원’이라는 다소 독특한 학교에 입학시키기로 결심합니다.

토모에 학원은 ‘소사쿠 고바야시’라는 교장이 세운 자유로운 학교입니다. 이곳에서는 학생들이 앉고 싶은 자리에 앉고, 원하는 과목부터 공부하며, 자신의 흥미에 따라 하루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 건물은 폐전차를 개조한 교실이었고, 학생 수는 50명 남짓으로 작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갖고 있었습니다.

토토는 이곳에서 자신의 호기심과 창의성을 마음껏 펼치게 됩니다. 처음에는 ‘규칙을 따르지 못하는 문제아’로 보였던 그녀가, 점차 교장 선생님과 친구들, 그리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이 감동적으로 그려집니다. 특히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어떤 실수나 말썽도 먼저 ‘이해’하려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는 후반부에서는, 토모에 학원도 폭격을 피할 수 없어 결국 폐교하게 됩니다. 토토는 친구들과의 작별, 선생님과의 이별을 통해 사회의 현실을 마주하게 되고, 성장의 끝자락에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합니다.

2. 등장인물: 토토와 토모에 학원 사람들

이야기의 중심은 주인공 토토(구로야나기 테츠코)입니다. 그녀는 다소 산만하고 엉뚱하지만, 누구보다 호기심이 많고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입니다. 토토는 ‘틀린 아이’가 아니라, 단지 ‘다르게 표현하는 아이’였다는 점에서 이 소설은 매우 혁신적입니다.

고바야시 교장 선생님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교육 철학을 실천한 인물로,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그는 늘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생각하며, 정답이 아닌 과정에 집중합니다.

토모에 학원에는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이 등장합니다. 야스아키 군은 소아마비로 다리를 쓰지 못하는 친구이지만, 교장 선생님의 배려 속에서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듣고 활동에 참여합니다. 나나코, 고타, 이노우에 등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아이들이 등장하며, 이들의 소소한 일상은 다채로운 에피소드로 구성됩니다.

토토의 어머니 또한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기존 학교에서 ‘문제아’ 취급을 받던 토토를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그녀의 장점을 알아봐 준 토모에 학원에 보내기로 결심합니다. 이는 당시 일본 사회에서 보기 드문 열린 사고방식이었습니다.

3. 배경과 상징: 자유로운 교육과 전쟁의 그림자

『창가의 토토』의 가장 강한 인상은 배경과 그 상징성에 있습니다. 토모에 학원은 실제로 존재했던 대안학교로, 당시 일본의 획일화된 교육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공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학생 중심의 교육을 지향한 이 학교는, 한 개인의 자율성과 개성을 존중하는 진보적 교육철학을 상징합니다.

교실로 사용된 전차, 앉고 싶은 자리에 앉는 자유, 과목 선택의 자율성 등은 당시로서는 실험적인 시도였으며, 지금의 관점에서도 혁신적인 방식입니다. 토토는 이 자유로운 공간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법을 배웁니다.

그러나 이 모든 평화로움은 점차 고조되는 전쟁의 그림자 아래 무너집니다. 토모에 학원이 폐교되는 장면은 단순한 교육기관의 종말이 아니라, 이상적인 교육이 현실의 폭력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토토가 앉던 ‘창가 자리’는 그녀의 시선과 생각이 세상을 향해 열려 있다는 상징으로, 책 제목 또한 이 상징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4. 도서평: 자유로운 교육과 전쟁의 그림자

『창가의 토토』는 단순한 어린이의 성장기나 자서전이 아닙니다. 이 책은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법”에 대한 교훈이자, “진짜 교육은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토토의 행동은 어른들의 잣대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지만, 토모에 학원이라는 열린 공간에서는 오히려 그녀의 가능성이었습니다. 이는 오늘날 학교 교육, 특히 획일화된 평가 기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게 만들고 있는 듯 합니다.

구로야나기 테츠코는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이 받은 교육의 가치를 되새기고, 그것이 자신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를 담담하게 풀어냅니다. 그 결과 『창가의 토토』는 지금도 수많은 이들에게 교육의 본질을 묻는 질문으로 책을 읽고 난 후 교육의 기본적인 기준과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