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은별 작가의 장편소설 『윤슬의 바다』는 섬마을과 도시를 오가는 인물들의 삶을 통해 상실과 회복, 그리고 삶의 본질을 섬세하게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깊은 감성적 울림과 아름다운 문장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고요한 파동처럼 독자의 내면에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1. 줄거리
『윤슬의 바다』는 작가 특유의 서정적인 문체로, 어린 시절 바닷가 마을에서의 기억과 도시에서의 삶, 그리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교차시켜 서술하는 구조로 전개됩니다. 주인공은 ‘윤슬’이라는 이름의 여성으로, 그녀는 어린 시절 바닷가 섬마을에서 자라지만, 어머니의 실종 이후 도시에 입양되어 살아가게 됩니다. 어린 윤슬에게 바다는 단순한 자연이 아닌, 어머니의 부재와 존재의 근원 그 자체였습니다. 그녀는 도시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정체성과 트라우마를 외면하고 살아가지만, 어느 날 어머니와 관련된 유품을 발견하게 되면서 다시 고향 섬을 찾게 됩니다. 섬에서 마주하게 된 것은 잊고 있던 과거의 조각들이었고, 그 속에서 윤슬은 삶의 의미와 가족, 기억의 본질을 새롭게 이해하게 됩니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윤슬의 심리적 여정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독자는 그 과정을 따라가며 ‘치유’라는 핵심 메시지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야기 전개는 급진적이기보다는 자연스럽고 잔잔하게 흘러가며, 마지막에는 윤슬이 바다를 통해 스스로를 용서하고, 자신의 삶을 받아들이게 되는 장면으로 마무리됩니다.
2. 등장인물
『윤슬의 바다』에는 윤슬을 중심으로 그녀의 삶에 영향을 준 인물들이 등장하며, 각 인물들은 하나의 상징처럼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윤슬: 작품의 주인공. 섬마을 출신의 여성으로, 어머니의 실종과 입양이라는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녀는 고향을 떠났지만 다시 돌아오면서 삶의 본질에 대해 깨달아갑니다.
-. 윤슬의 어머니: 실종된 채로 존재하지만 소설 전반에 걸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어머니는 윤슬에게 바다이자 기억이며, 그녀의 정체성과 연결된 상징적 인물입니다.
-. 지안: 윤슬의 도시 친구이자 정신적 지주. 윤슬의 상처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그녀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입니다.
-. 할머니: 고향 섬에서 윤슬을 돌봐주었던 인물로, 윤슬에게 전통과 기억의 연결고리를 존재하는 인물 입니다.
3. 배경과 상징: 섬, 바다, 빛
『윤슬의 바다』는 제목부터 상징이 풍부한 작품입니다. 가장 중심적인 공간은 고향의 섬과 그를 둘러싼 바다이며, 이 장소는 윤슬의 정체성과 직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섬: 외부와 단절된 공간인 동시에 과거와 현재, 기억과 상처가 응축된 장소입니다.
-. 바다: 생명의 기원과 죽음의 상징이 동시에 존재하는 이중적 공간입니다.
-. 윤슬: 바다 위로 반짝이는 빛이라는 뜻으로, 주인공의 이름이자 동시에 이야기 전체의 핵심 상징입니다. 배경은 감정과 기억의 무대이며, 소설의 분위기를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장치로 보여지며 전개 되고 있습니다.
4. 도서평
『윤슬의 바다』는 ‘기억의 복원’과 ‘상처의 치유’를 중심 주제로 한 서사 구조를 가집니다. 이야기 자체는 복잡하거나 자극적인 전개 없이, 차분한 흐름 속에서 인물의 내면 변화에 집중합니다. 이 점에서 백은별 작가는 현대 사회에서 잊히기 쉬운 감정의 결을 섬세하게 붙잡아낸 작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특히 여성 서사로서도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듯 합니다. 윤슬이라는 인물은 상처받은 존재로서가 아니라,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회복해나가는 존재로 그려지며, 기존 문학에서 수동적으로 소비되던 여성 캐릭터의 전형성을 벗어납니다. 전체적인 도서평에서는 “바다를 닮은 문장, 파도를 닮은 서사”라는 표현이 자주 언급되기도 합니다. 이는 백은별 작가 특유의 문체가 얼마나 유려하고 감성적인지를 보여주는 평가라고 생각됩니다.
『윤슬의 바다』는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닌, 존재의 의미를 탐색하는 여정의 스토리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윤슬처럼 각자의 바다를 건너는 존재이며, 때로는 상처와 마주하고, 때로는 그 위에 떠오르는 윤슬을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이 작품은 그런 우리 모두에게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듯 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지금 당신이 어디에 있든, 그 빛은 다시 떠오를 것”이라고. 지금, 치유와 회복이 필요한 이들에게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